최근 야간 배송자의 야간 노동 시간을 주 40~46시간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고용노동부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당사자인 쿠팡 택배 기사 대부분이 ‘새벽 배송 시간 제한’ 방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야간 배송 근로자 10명과 주간 배송자 4명을 대상으로 심박 수와 혈압을 측정해 비교했는데, 야간 배송자의 평균 심박 수와 혈압이 높게 나타났다는 이유로 1일 최대 허용 야간 노동 시간을 5.8시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작년 8월 경기 부천시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 쿠팡 배송 차량이 정차해 있다. /뉴스1

8일 쿠팡 택배 영업점 단체인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가 6~7일 이틀간 택배 기사 20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1.5%가 야간 배송 시간을 40~46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안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을 제한하면 정상적인 새벽 배송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CPA는 쿠팡 위탁 택배 기사 1만명이 소속돼 있는 단체다. 쿠팡에는 위탁 택배 기사 2만여 명과 정규직 택배 기사 65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야간 노동 시간이 제한될 경우, 택배 기사 10명 중 9명은 ‘투잡’을 구하거나 택배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54.4%는 “소득 감소로 다른 일자리를 구할 것”이라고 했고, 35.9%는 “택배 일을 그만두고 다른 직업으로 옮기겠다”고 응답했다. 기존처럼 야간 배송을 계속하겠다는 비율은 7.8%였고, 주간 배송으로 전환하겠다는 응답은 1.9%에 불과했다. CPA 측은 “야간 배송 기사들은 시급제가 아니라 건당 수익 구조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제한한다는 것은 ‘돈을 덜 벌라’는 의미”라며 “수익 보전 대책 없는 규제는 기사들의 생계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택배 기사들은 야간 배송 횟수를 월 최대 12회로 제한하는 방안과 연속 야간 근무를 4회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각각 94.7%, 93.9%가 반대했다. 주·야간 교대로 근무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95.6%가 반대 의견을 냈다.

기사들이 건강권 보호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은 대안은 ‘휴무일 확대’가 51.5%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타’(42.8%), ‘연속 야간 배송 제한’(2.6%), ‘업무 시간 제한’(2.4%), ‘최대 야간 배송 제한’(0.8%) 순이었다. 선호하는 휴무 방식으로는 ‘자율 휴무’가 85.2%로 가장 많았고, ‘의무 휴업 지정’은 14.8%에 그쳤다. 지역별로 물량 편차가 크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휴무일을 지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한편 CPA는 이날 “일자리와 생계를 함께 보호해 달라”는 의견을 담은 탄원서 3500부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