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의 숙원인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차등) 적용이 올해도 무산됐다. 특히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이 그동안 “업종에 따라 임금 지불 능력이나 생산성 등이 엄연히 다른데도, 이를 무시하고 같은 최저임금을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이번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행 최저임금법에는 최저임금을 사업 종류별로 구분해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구분 적용이 받아들여진 것은 최저임금 제도 시행 첫해였던 1988년이 유일하다. 그 뒤로 줄곧 단일 최저임금 체제가 유지돼 왔다.
하지만 이는 업종 간 노동 생산성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란 지적이 많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으로 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는 2811만원으로 제조업(1억5367만원)의 18.3%, 금융·보험업(1억8169만원)의 15.5%에 불과했다.
또 실제로 업종에 따라 임금을 지불하는 여력도 다르다. 지난해 전체 업종의 ‘중위임금(액수에 따라 순서를 매겼을 때 딱 가운데 있는 사람의 임금)’은 1만5543원인데, 숙박·음식점업의 중위임금은 여기에 휠씬 미치지 못하는 1만1513원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당시 최저임금(9860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제조업의 중위임금은 이보다 많은 1만7398원, 금융·보험업의 중위임금은 2만3026원이었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실제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도 늘고 있다.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인 ‘최저임금 미만율’은 2001년 4.3%에서 지난해 12.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숙박·음식점업은 6.4%에서 33.9%로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통계청의 표본 조사를 기반으로 작성되는데, 여기에는 최저임금을 불법으로 주지 않는 경우 등이 포함된다.
반면, 다른 주요 국가들은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일본, 호주, 독일, 벨기에, 아일랜드, 스위스 등 21국은 업종, 연령, 지역, 숙련도 등 기준에 따라 구분 적용한다. 예컨대 스위스의 올해 일반 최저임금은 24.48프랑(약 4만2250원)인데, 농업·화훼업 최저임금은 17.99프랑(약 3만105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