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3노조 ‘올(All)바른노동조합’(올바른노조)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노사정 대화가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 젊은 조합원으로 구성된 신생 노조가 ‘저출생 해결’을 내건 것은 처음이다. 2021년 젊은 직원 중심으로 출범해 이른바 ‘MZ노조’로 알려진 올바른노조는 현재 20대부터 40대 초반 사이 젊은 조합원이 90%에 달한다. 17일 올바른노조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결혼, 출산, 육아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노동과 직결된 저출산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올바른노조는 지난 15일부터 조합원 대상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저출산에 대한 생각, 혼인 여부, 결혼관, 미혼남녀에게 필요한 행사, 출산 부부에게 필요한 정책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설문 결과를 종합해 일-가정 양립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중간 집계된 일부 결과도 공개했다. 조합원들은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급여, 주거비용, 결혼자금 등 경제적 문제’ ‘이성을 만날 기회 부족’ ‘결혼에 대한 본인 및 주변 가치관의 변화’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하지 않거나 출산이 어려운 이유’로는 역시 ‘주거, 양육비, 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과 ‘언론, 방송 등 매체를 통해 조성된 육아에 대한 부정적 인식’ ‘일·가정 양립이 불가능한 구조라는 사회 인식’ ‘유연하지 않은 휴가 사용’ ‘부족한 시차출퇴근제’ 등이 꼽혔다.

올바른노조 송시영 위원장은 “저출생이 심화되면 국가적 차원에서 노동력이 줄고 결국 대한민국 사회와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금의 20~40대가 겪게 된다고 생각해 저출생 문제에 노조가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서울시 등과 노사정 협력을 통해 필요한 지원 사업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저출생, 고령화, 근로시간 등 현안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노사정 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실제 회의는 열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참여하는 경사노위도 향후 일정이 미정이다. 지난 4일 사회적 대화를 위한 3개 위원회 중 하나인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발족할 계획이었지만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