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향 부산을 찾아 지하철을 탄 김모(44)씨는 깜짝 놀랐다. 객차 승객의 80~90%가량이 노인이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무리 낮이라지만 열차에 어르신들만 있는 걸 보니 말로만 듣던 ‘부산 고령화’가 정말 심하다고 느꼈다”며 “어르신 승객이 더 많으니 일반석을 경로석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싶더라”고 말했다.

전국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부산이 가장 고령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은 울산, 대구, 강원, 경북 순이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3일 이런 내용의 ‘지역별 고령화와 고령층 노동시장 동향’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전국 시·군·구별로 2015년과 2022년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의 차이를 7년으로 나눠 ‘고령화 속도’를 구했다.

그래픽=백형선

부산은 65세 이상 인구가 2015년 14.5%였지만 2022년 21.3%까지 치솟았다. 매년 고령자 비율이 0.968%포인트씩(고령화 속도) 높아졌다. 17개 광역 지자체 중 부산(0.968) 다음으로 고령화 속도가 빠른 곳은 울산(0.839), 대구(0.807), 강원(0.791), 경북(0.789) 순이었다. 시·군·구 단위로 보면 대구 서구(1.416), 부산 영도구(1.32), 강원 태백(1.291), 강원 평창 (1.277), 충북 단양(1.243), 부산 사하구(1.236) 순이었다. 전국 평균은 0.677이었다.

부산의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저출산과 더불어 청년들의 이탈이 다른 시도보다 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과거 부산의 제조업 중심 산업들은 쇠퇴하고, 첨단 산업 관련 기업들은 적어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아서 수도권으로 떠난다는 것이다.

부산은 이미 2021년 전국 7개 대도시 중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세종은 고령화 속도가 ‘-0.04′로 광역 지자체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전보다 고령자 비율이 줄었다는 뜻이다. 정부 부처가 세종으로 이전하면서 청년층이 계속 유입됐기 때문이다.

안준기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고령화 상위 지역은 괜찮은 일자리가 부족해 인력이 유출되고, 이로 인해 있던 기업도 떠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며 “고령자가 많다 보니 산업재해 발생도 더 많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에 이미 진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