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택배노조 경기지부장 원모씨가 지난 24일 경기도 용인 수지구 쿠팡 배송 캠프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를 막는 쿠팡GLS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행을 하고있다./독자 제공

쿠팡 자회사 직원을 폭행하고 경찰관에게 행패를 부린 민주노총 택배노조 간부가 택배 기사들을 모아 놓고 진보당 가입을 공개 촉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본지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택배노조 경기지부장 원모씨는 지난 1일 경기도 용인 쿠팡 배송 캠프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택배 기사들에게 “진보당 꼭 가입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24일 쿠팡 택배 지회 창립대회를 시작으로 쿠팡 배송 캠프 앞에서 매일 집회하고 있다.

원씨는 1일 집회 참가자들에게 “진보당에 가입해야 한다”며 “지금 우리 터미널은 (택배 기사가) 80명인데, 조합원이 100프로이고 진보당 당원도 100프로”라고 했다. 원씨는 “경기는 진보당 가입률이 거의 70%인데 동지들 다 진보당 가입해서 우리를 위한 국회의원을 만들어야 된다”며 아는 모든 사람들을 진보당에 가입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 정치 세력화를 해야 한다”며 “재벌의 세금을 많이 빼앗아 가난한 사람 나눠줄 수 있는 노동자를 위한 국회의원, 노동자를 위한 대통령을 뽑자”고도 했다. 그는 지난달 5일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당선된 것을 거론하며 “강성희 같은 국회의원이 한 200명 있으면 다 초토화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대통령을 잘못 뽑았기 때문에 (경찰과 노조가) 서로 개고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원씨는 지난달 24일 캠프 진입을 막는 쿠팡 직원들을 폭행한 혐의로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택배 기사들에게 “내가 구속되면 (진보당) 가입 안 한 동지들 때문”이라고 했다.

진보당은 원씨의 폭행 사건이 논란이 되자 “우리 당과 원씨의 폭행은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했었다. 그러나 원씨는 진보당 당원이고, 쿠팡 캠프 앞 택배노조 집회에 장지화 진보당 공동대표도 참석했었다. 장 대표는 집회에서 “진보당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노조들이 순수 노동단체가 아니라 사실상 정치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