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행 주(週) 52시간 근로시간 제도를 특정 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개편하기로 했다. 대신 총 노동시간을 지금의 1주일 단위에서 월(月)·분기·반기·연(年) 단위로 다양하게 관리해 실제 일하는 전체 시간이 전보다 늘어나지 않게 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6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근로시간 개편안을 확정, 발표하고 입법 예고했다. 현 정부에서 나온 노동 개혁 1호 법안이다. 다음 달 17일까지 40일간 입법 예고를 거쳐 6~7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한국노총·민주노총은 “죽기 직전까지 일 시키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일주일로 묶여 있는 연장 근로의 단위 기간을 ‘1개월, 3개월, 6개월, 1년’으로 푼 것이다.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70년 만에 처음이다. 일이 몰릴 때는 몰아서 일하고, 그 후 몰아서 쉬는 게 가능해진다. 지금은 주 최대 52시간만 근무가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전체 기간 평균으로 주 52시간을 넘지 않으면 특정 주에 52시간을 넘겨 일할 수 있게 된다. 대신 특정 주에 많이 일했으면 나머지 기간에는 그만큼 적게 일해야 한다.

근로시간 규제를 푼 대신 휴가 사용은 활성화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연간 38.9일 많은 실근로시간(1928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우선, 야근 혹은 연장 근로한 시간을 모아 휴가로 쓸 수 있는 ‘근로시간 저축 계좌제’를 도입한다. 지금은 전 업종에서 1개월로 제한돼 있는 ‘선택근로제’도 적용 기간을 3개월로 확대한다. 선택근로제는 정해진 근로시간만 채우면 출·퇴근을 근로자가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주 4일 근무도 가능해지는 제도다. ‘공짜 야근’ 논란이 일었던 포괄임금제도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에 대해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고용부는 “지금의 근로시간 제도는 디지털 혁명, 일하는 방식, 생활 방식 변화에 부합하지 못 한다”며 “디지털‧정보기술의 발달 등 시대 변화에 맞춰 노사의 자율적인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