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예산으로 주민들에게 대량의 본인 홍보성 문자를 뿌려 정부 감사를 받던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이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사퇴했다. 조 이사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과 비서관을 여러 차례 지낸 정치인으로, 2021년 3월 폴리텍대 이사장에 임명될 때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24일 폴리텍대 등에 따르면 조 이사장은 지난 22일 폴리텍대 이사회에 사표를 제출했고, 이사회는 사표를 수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조 이사장은 오는 3월 3월까지만 근무하게 된다. 조 이사장은 주변에 ‘개인 사정으로 그만둔다’고 했다고 한다. 폴리텍대 이사장 임기는 3년이라 조 이사장은 아직 내년 3월까지 1년여 가량 임기가 남아있던 상태였다.
그는 작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폴리텍대 예산 586만원을 들여 총 4차례에 걸쳐 총 37만7472건의 단체 문자 메시지를 발송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발신 번호는 조 이사장 본인 명의 휴대전화 번호였고, 문자 내용은 본인 홍보성이 짙었다. “보내주신 마음 덕분에 폴리텍대 이사장 직을 맡게 됐다. (...)헌신하겠다”(2021년 3월 13일), “○○○라디오-조재희 폴리텍 이사장 매주 수요일 15:30 출연”(2021년 12월 22일) 등이다.
문자 1건당 평균 발송 인원은 9만4000여 명 수준이다. 발송 대상 거의 대부분은 조 이사장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번호였다. 조 이사장은 2020년 4월 21대 총선에서 서울 송파갑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는데, 문자 발송 대상에는 송파구민도 상당수 포함됐다. 조 이사장은 2006년 재보궐부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시작해 18·19·20·21대 총선에 나갔지만 모두 낙선한 바 있다.
발송 문자 중에는 그가 전국 곳곳에 분산돼 있는 폴리텍대 캠퍼스를 자전거를 타고 투어하는 유튜브 영상을 홍보한 문자도 있었다. 문자 발송과 별개로 이 영상 제작에만 330만원의 폴리텍대 예산이 들어갔다.
문자 발송과 유튜브 영상이 논란이 되자 고용노동부는 작년 11월 조 이사장과 폴리텍대 법인 등에 대해 감사에 전격 착수했다. 차기 총선을 겨냥해 폴리텍대 예산으로 자신의 사전 선거 운동을 한 것은 아닌지, 10만명 가까운 전화번호는 어디서 얻었는지,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한 것은 아닌지 등이 주요 감사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 감사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폴리텍대는 고용노동부가 출연해 만든 산업인력공단이 다시 출연해서 만든 직업 교육 전문 대학이다. 법상 기타 공공기관에 속한다. 전국에 총 35개의 캠퍼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