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노조가 원청과 직접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노조법 개정안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반대 의견을 공식 제출했다. 야권이 입법 추진 중인 이른바 ‘노란봉투법’ 쟁점 중 하나인 ‘사용자성 확대’에 제동을 거는 셈이다.
국회는 지난 7월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최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검토 보고서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면 국회사무처 소속 전문위원이 관련 부처 의견을 참고해 입법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는 문서다.
현행 노조법은 노조 교섭 대상인 사용자를 ‘사업주, 경영 담당자 또는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해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로 한정하고 있다. 이번에 발의한 개정안은 이에 더해 ‘근로 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노조의 상대방으로서 지위를 인정할 수 있거나, 근로 조건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력·영향력이 있는 자’도 사용자로 보는 내용이다. “이 경우 사내 하도급 도급 사업주는 실질적 지배력 또는 영향력 있는 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이후 “하청 근로자 사용자를 하청 업체로 한정 지을 게 아니라 원청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노동계 주장을 반영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노사 관계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우려가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고용부는 “개정안에 포함된 ‘노조의 상대방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할 수 있는 자’ ‘실질적인 지배력 또는 영향력이 있는 자’의 개념이 모호해 협력 업체에 영향력이 있는 대기업이나 은행에까지 사용자 개념이 과도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대우조선해양 사례에 비추면, 대우조선해양의 ‘실질적 지배력 또는 영향력 있는 자’는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인데, 하청 업체가 산업은행과 교섭할 수도 있다는 해석으로 확장될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고용부는 “현행법은 사용자의 부당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을 한다”면서 “형사처벌을 하려면 그 대상이 자의적 해석의 여지 없이 명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란봉투법 최대 쟁점인 ‘노조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에 대해서도 고용부는 반대 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이에 대해 수차례 위헌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다음 달 국회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한 심의가 열리기 전까지 의견을 정리해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