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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아들인 이사의 폭언으로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사장은 이걸 보면서도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고 도리어 감싸고 듭니다. 우울증과 공황증세가 심각해져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장과 사장의 아내, 딸과 아들이 함께 일하는 회사입니다. 회식 날 일찍 집에 갔다고 연차를 차감하고, 대체공휴일에도 출근을 강요하고 수당도 지급하지 않습니다. 도저히 견디기 힘들어 퇴사해 임금체불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려는데 아내와 자녀를 빼면 5인 미만 사업장이라 신고할 수 없다고 합니다.

9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밝힌 가족회사 내 괴롭힘 사례들이다. 직장에서 사적 용무를 지시하는 등 가족회사의 ‘갑질’ 행위가 여전한데도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아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가 올해 1∼4월 접수한 직장 내 괴롭힘 사례 409건(유형 중복응답) 중 부당지시가 212건(51.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폭행·폭언이 201건(49.1%), 따돌림·차별·보복 177건(43.3%), 모욕·명예훼손이 142건(34.7%)으로 뒤를 이었다.

제보 사례를 보면 가족회사에서는 사적용무지시와 같은 부당지시 사례가 주로 나타났고 또한 직장 내 괴롭힘만이 아니라 임금체불, 근로계약서·임금명세서 미작성·미교부, CCTV 감시, 연차불허, 부당해고 등 근로기준법 위반 행위도 심각하게 나타났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사용자 또는 사용자 친인척(4촌)이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일 경우 노동청에 신고할 수 있고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5인 미만 사업장은 이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사장 포함 4인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일을 할 경우 갑질에 시달려도 신고조차 할 수 없다. 5인 이상 사업장이어도 사장 친인척이 회사의 정식 직원이 아니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단체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예외 규정을 개정하는 한편 직장 내 괴롭힘이 반복되는 사업장에 불시근로감독을 벌여 노동법 위반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은하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권리 자체를 박탈당하고 있다”며 “시대착오적인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예외 규정이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