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행가방 시신’ 사건의 피해자인 50대 여성이 사위에게 폭행을 당해 숨졌다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위인 20대 남성 A씨는 “장모가 집에서 시끄럽게 굴어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시체 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한 사위 A씨와 아내 B씨 중, A씨에게 존속살해 혐의를 추가 적용해 수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8일 대구 중구의 집에서 주먹과 발로 장모인 C(55)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B씨와 함께 시신을 은색 여행용 가방에 담아 북구 칠성동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119 구조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모가 평소 집에서 소음을 내고 물건 정리를 하지 않아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이들 간에 금전적 문제나 재산 다툼 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실시된 예비 부검에선 C씨의 시신 갈비뼈와 골반 등에서 다발성 골절이 확인됐다. 국과수 관계자는 “외력에 의한 다발성 손상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음독 여부에 대해서도 추가로 검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C씨는 당시 딸 집에 함께 살았다고 한다. 그동안 가정폭력 등 신고가 접수된 적은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딸 B씨 집은 작은 원룸으로 경찰은 “B씨 부부가 직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30분쯤 대구 북구 칠성동 잠수교 아래에서 C씨의 시신이 담긴 여행용 가방이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시신은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흉기에 찔리거나 둔기에 맞은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은 지문 감정 등을 거쳐 C씨의 신원을 확정했고, 보안 카메라 영상 등을 분석해 딸과 사위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시신을 담은 여행용 가방을 끌고 나와 신천변에 유기하는 모습이 담긴 보안 카메라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이 이 영상을 보여주자 부부는 곧바로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장모를 고의적으로 살해했다고 판단해 존속살해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며 “A씨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