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불 속에 가려진 맨홀 아래로 추락해 중상을 입은 여성이 관리 주체인 한국농어촌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청주지법 민사3단독 김현룡 판사는 충북 보은군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씨가 한국농어촌공사와 보은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농어촌공사가 A씨에게 59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4년 9월 보은군 자택 주변에서 팥을 수확하기 위해 길을 걷다 맨홀 아래로 추락했다. 당시 맨홀은 철제 덮개 없이 개방 상태였고, 그 위로 덤불이 있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한다.
이 사고로 전치 12주 상당의 중상을 입은 A씨는 “맨홀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며 한국농어촌공사와 보은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두 기관은 “맨홀 관리 책임이 없을 뿐더러, 있다고 해도 A씨가 국유지인 도랑에 무단으로 침입해 발생한 사고인 만큼, 배상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두 주장을 고려한 뒤, A씨가 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 김 판사는 “해당 맨홀은 한국농어촌공사의 전신(前身)인 농업기반공사가 시행한 정비 사업의 결과로 설치된 시설”이라며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관리하는 맨홀의 관리 사무까지 보은군이 위임받았다고 보긴 어렵다”며 공사 측의 관리 책임을 인정했다. 또 “사고 장소가 국유지 내에 있었다는 사유만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는 곳이라 볼 수 없고, 주거지 인근에 자란 팥을 따려고 다가간 행위를 비상식적 행동이라 평가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A씨에 대해선 “덤불로 뒤덮인 곳의 지면 상태를 주의깊게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 만큼, (공사 측의)배상 책임을 75%로 제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