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구형을 받은 B 군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뉴스1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후배를 지속적으로 폭행하고 협박한 1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괴롭힘을 당하던 후배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형사 1단독 손영언 판사는 상해·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17)군에게 단기 3년, 장기 4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군은 지난해 8월 10일부터 17일까지 후배 B(16)군에게 자신이 타고 다니던 오토바이를 강매한 뒤, 판매 대금을 갚으라는 이유로 감금·협박하고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군은 자신이 과거 70만원을 주고 산 중고 오토바이를 B군에게 170만원에 강매했다. B군이 원치 않았지만, 평소 동네에서 ‘무서운 형’으로 통했던 A군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A군은 B군에게서 30만원을 선금으로 받은 뒤, “잔금 140만원은 한 달 뒤에 받겠다”고 서로 약속했다.

하지만 거래 바로 다음 날인 8월 11일부터 A군의 독촉이 시작됐다. A군은 “잔금을 당장 내놓아라, 없으면 빌려서라도 내라”며 새벽과 한밤중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전화해 B군을 불러냈다. 그때마다 B군은 친구와 고모 등에게 전화로 사정하면서 돈을 빌려 A군에게 보냈다.

같은 달 15일엔 B군이 오토바이를 운행했다는 이유로 A군의 폭력이 이어졌다. 잔금을 제대로 치르지 않고 오토바이를 몬 게 잘못이라는 이유였다. A군은 B군의 얼굴을 주먹으로 10여 차례 때리고, 넘어진 B군의 얼굴을 다시 발로 찼다. 이런 식으로 괴롭힘을 당하던 B군은 결국 작년 8월 19일, 오토바이를 거래한 지 9일 만에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손 판사는 “A군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그전까지 별도의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피해자 B군이 A군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령 A군이 B군의 사망을 의도하거나 예견하지 못했다 해도, A군의 범행이 B군의 사망에 영향을 미쳤음을 부정할 수 없고 죄질도 불량하다”며 “유족들이 엄벌을 거듭 탄원하는 점, B군의 친구들과 지인들 역시 억울함을 호소하며 처벌을 구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