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회원과의 공동거래를 막은 부산 해운대구 한 공인중개사 친목 단체의 정기 총회 모습. /부산경찰청

부산에서 부동산 중개를 담합하는 이른바 ‘중개 카르텔’을 형성한 공인중개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공인중개사 단체 대표 50대 남성 A씨 등 임원진 35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부터 작년까지 부산 해운대구에서 개업 공인중개사 친목 단체를 조직하고, 비회원과의 공동중개를 조직적으로 막은 혐의를 받는다. 공동중개는 아파트 등 부동산을 거래할 때 2명 이상의 공인중개사가 함께 중개 업무를 맡는 것이다. 공동중개를 통해 매도인은 더 많은 매물 노출 기회를 얻고, 매수인의 매물 선택의 폭도 넓어지는 장점이 있다.

A씨 등이 속한 단체는 부산 해운대구에서 고가 아파트 단지 등이 밀집한 지역의 친목 단체였다. 이 단체엔 이 지역 공인중개사의 60%에 해당하는 110여 명이 가입돼 있다. 단체 가입비는 200만원, 월 회비는 2만원이었다고 한다.

이 단체의 회원이 되려면 “비회원과의 거래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고, 비회원 업소를 표시한 약도와 공지 사항을 배포하며 거래 범위를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원들에게 비회원 중개 업소가 공동 중개를 요청하면 집주인과 연락이 안 된다거나 집주인이 매물을 철회했다고 답하도록 안내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아울러 이 단체는 적정 회원 수를 유지하기 위해 신규 회원 가입을 제한했다. 이 때문에 이 단체에 가입된 중개사무소를 인수하기 위해 최대 1억2000만원 상당의 권리금을 내기도 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비회원과의 공동 중개를 제한함으로써 특정 지역의 거래가 단체 내부에서만 이뤄지도록 유도했다”며 “사실상 지역 내 부동산 거래를 독점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2020년 2월부터 시행된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은 회원제 지역 모임으로 비회원 공동 중개를 제한하는 행위 등을 금지했다. 중개 담합 과정에서 비회원과 공동 중개를 막을 뿐만 아니라 높은 중개 비용으로 결국 소비자에게 높은 중개 수수료를 전가하게 돼 처벌 조항이 생겼다.

경찰은 A씨 등이 혐의를 부인했으나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단체회칙, 서약서,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직적인 거래 행위가 수년간 유지된 사실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SNS(소셜미디어)에 정부의 부동산 범죄 특별단속 성과를 직접 공개했다. 이 사건도 특별단속 성과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