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부산에서 현직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전직 부기장 김모(50)씨에 대해 1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전날 아침 직장 동료였던 피해자를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약 14시간 뒤 울산에서 검거됐다. 그는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면서 취재진에 “3년을 준비했다”며 “공군사관학교의 부당한 기득권에 억울하게 인생이 파멸돼 할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에선 “총 4명을 해치려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와 함께 일한 항공사 기장이 범행 대상이었다.
경찰은 김씨가 항공사에 근무할 당시 동료들과 갈등이 있었는지 조사하는 한편, 프로파일러(범죄 심리 분석관)를 투입해 사이코패스 검사를 할 계획이다. 경찰은 김씨의 정신 질환 이력도 조사 중이다.
김씨는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군 복무를 마치고 정보 기관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역 시절 정보 병과에서 복무해 비행 경력이 없었다. 김씨는 미국에서 민간 조종사 자격을 취득하고 항공사에 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김씨가 공사 조종 병과 출신 기장들 사이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항공사 주변에선 김씨가 2024년 퇴직 과정에서 동료들과 갈등을 빚었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김씨는 조종사 정기 심사에서 낙방했고, 메디컬 테스트에서도 이상이 발견돼 결국 퇴직했다”고 전했다. 조종사는 매년 신체 검사를 거쳐 이상이 있으면 항공기를 몰 수 없다. 김씨가 코로나 백신을 맞으라는 회사 지침에 반발해 마찰을 빚기도 했다는 말도 나온다.
김씨는 전국을 돌며 동료들을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공항에서부터 동료들을 미행하며 집을 파악했다고 한다. 지난 16일 새벽 경기 고양 일산서구에서 기장 A씨를 목 졸라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도주했다. 이어 17일 오전 5시 30분쯤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기장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운동하러 집을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고 한다.
경찰은 “김씨는 이후 경남 창원에 있는 또 다른 기장의 집을 찾았으나 범행이 여의치 않자 울산으로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씨는 휴대전화를 끄고 현금만 사용하며 추적을 피했으나 결국 울산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김씨가 근무했던 항공사 기장 8명이 신변 보호 요청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