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법개혁 3법을 공포·시행한 12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조 대법원장은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선고와 관련해 법왜곡죄로 경찰청에 고발됐다./뉴스1

판·검사나 경찰 수사관을 대상으로 한 ‘법 왜곡죄(개정 형법)’가 시행된 첫날부터 조희대 대법원장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법 왜곡죄는 형사 사건에서 법을 왜곡해 적용하면 10년 이하 징역과 10년 이하 자격 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지난 2일 접수된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 대한 고발장을 고발인 주소지 관할서인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배당했다고 12일 밝혔다. 고발인인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IA)는 “법이 시행되면 즉시 수사에 착수해달라는 취지로 선제적으로 고발했다”며 조 대법원장이 작년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형사소송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5월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는데, 당시 여권 중심으로 ‘대법관들이 9일 만에 7만쪽에 달하는 재판 기록을 서면 검토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졸속 재판이라는 비판을 해왔다. 박 대법관은 당시 이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되기 전 주심 대법관이었다. 조 대법원장 등이 사건을 검토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아 형사소송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취지의 고발이다.

경찰은 관련 절차에 따라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사건 재배당도 검토 중이다. 이 변호사는 1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도 등기 우편으로 고발장을 추가 접수했다. 그는 본지에 “작년부터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 혐의로 조 대법원장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도 고발장을 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이날 법 왜곡죄 시행에 맞춰 전국에서 들어오는 관련 고소·고발·민원을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관련 사건 접수 시 법령 해석과 적용 등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준비는 해두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 수사관들은 “판사가 판결한 것을 경찰이 어떻게 수사해야 할지 여전히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