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무소속·서울 동작갑) 의원의 ‘불법 선거 자금 수수’ 혐의를 둘러싸고 돈을 줬다는 전직 서울 동작구의원 측과 김 의원 측 간에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 아내 이모씨는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동작구의원 2명에게서 30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 전직 구의원 A·B씨는 김 의원 측에게 돈을 줬다가 나중에 돌려받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김 의원 측은 돈을 받은 적이 없고 그러니 돌려준 적도 없다고 맞서고 있다. 경찰은 김 의원과 측근들의 당시 일정 자료 등을 입수해 누구 주장이 맞는지 검토하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전직 구의원들은 “김 의원 아내와 그의 측근인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이 2020년 총선 자금을 요구해 3000만원을 건넸는데, 총선 후인 2020년 6월 별다른 설명 없이 반환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런데 김 의원 아내 이씨와 이 부의장은 “돈을 요구하거나 돌려준 적 없다. 구의원들이 돈을 돌려받았다는 장소에 있지도 않았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이씨 등은 경찰에 알리바이를 입증할 수 있다며 관련 자료도 제출했다고 한다.
양측이 금품이 오갔는지를 두고 상반된 진술을 하는 만큼, 금품이 오갔다고 지목된 시점의 알리바이가 중요 증거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A·B씨는 2020년 총선 전 이 부의장에게 1000만원, 이씨에게 2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다가 그해 6월 김 의원의 동작구 지역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 시·구의원 정례회의’를 마치고 김 의원 측이 돈을 돌려줬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회의가 끝나고 사모님(이씨)이 ‘새우깡이니 딸 주라’며 쇼핑백을 건넸는데, 그 안에 2000만원이 담겨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씨와 이 부의장은 경찰 조사에서 “구의원들이 돈을 돌려받았다고 주장한 날짜에 김 의원 지역 사무실이 아닌 다른 공간에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A·B씨가 회의가 열렸다고 주장하는 날 김 의원 지역 사무실을 촬영한 사진에 자신들은 나오지 않는다며 관련 사진을 경찰에 제출했다. 이씨 등은 또 구의원들이 돈을 돌려받았다고 지목한 시점엔 김 의원 지역 사무실에서 정례회의가 열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김 의원 일정 자료 등을 바탕으로 당시 사무실에서 정례회의가 열렸는지, 회의가 열렸다면 이씨와 이 부의장이 이 회의에 참석했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B씨 계좌 내역을 확보해 당시 현금 입출금 흐름도 확인 중이라고 한다. 법조계에선 “어느 쪽 주장이 구체적이고 일관됐는지, 주장에 부합할 관련 자료가 있는지에 따라 경찰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경찰은 조만간 김 의원을 세 번째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26~27일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공천 헌금 묵인 의혹과 차남의 대학 편입 및 취업 개입 의혹 등 13가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