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공천 개입 의혹과 얽힌 300억원대 코인 사기 사건의 실운영자가 경찰이 증거물로 보관 중이던 비트코인 22개를 외부로 빼돌린 혐의로 검거됐다. 해킹 피해를 주장하며 경찰에 임의 제출했던 이동식 저장장치(USB) 형태의 오프라인 전자지갑, 이른바 ‘콜드월렛’의 복구 암호(니모닉 코드)를 이용해 실물 없이 지갑을 복원하는 방식으로 코인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따르면, 40대 A씨와 B씨는 C코인업체 대표와 실운영자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이 업체는 2020년 “자사 발행 코인이 해킹 피해를 입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 과정에서 대량 매도된 코인이 비트코인으로 전환된 뒤 해외 거래소로 이동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고, 해당 계정은 거래 정지됐다. 남아 있던 비트코인 22개는 2021년 11월 콜드월렛에 담겨 경찰에 임의 제출됐다.
하지만 임의 제출 당시 업체 측도 지갑 복구에 필요한 니모닉 코드를 알고 있었고, A씨 등은 이를 이용해 외부에서 지갑을 복원한 뒤 비트코인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유출한 비트코인은 당시 시세 약 10억원 상당으로, 전량 현금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회사 경영난을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운데 실운영자인 B씨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된 코인 사건에도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검찰은 코인 발행·상장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하고, 유력 연예인의 투자 참여를 내세워 1만3000여 명으로부터 300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로 관계자들을 기소하기도 했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전성배 씨 관련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돼 공천 개입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됐고, 코인 업체 실운영자는 정치자금법 위반 방조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기존 해킹 사건 용의자 등 추가 피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관련 사건으로 구속된 강남경찰서 전직 수사관과 이번 비트코인 유출 사건은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월 광주지검이 압수·보관하던 비트코인 320개가 사라진 사실이 알려진 뒤, 일선 경찰서 보관 가상 자산을 전수 점검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