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사기로 구속될 위기에 처하자 인공지능(AI)으로 위조한 잔고 증명서를 제출해 판사까지 속인 2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부장 김건)는 사기와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작년 8~10월 수십억 원대 자산을 보유한 의사 겸 사업가 행세를 하며 피해자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3억2000만원을 뜯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AI 플랫폼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이용해 의사 국가시험 합격증과 가상 화폐 보유 내역 등을 조작한 뒤 이를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속였다고 한다.
이후 A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또다시 AI를 활용했다. 그는 AI로 23원 남아 있던 잔고 증명서를 9억여 원이 남아있는 것처럼 위조한 것이다. 이어 A씨는 위조한 잔고 증명서를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고, A씨가 변제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법원은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은 직접 보완 수사에 착수해 은행 홈페이지의 제증명 발급 조회를 통해 A씨가 법원에 제출한 잔고 증명서의 잔고가 실제 계좌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계좌 영장 청구를 통해 A씨가 AI로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A씨가 AI 이미지 생성 기능을 이용해 육안으로 식별이 곤란할 정도로 정밀하게 위조해 일반인은 물론 판사까지 속였다”며 “이번 수사로 AI 기술의 양면성과 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현재 관련 법령을 통해 AI 생성물 표시제가 도입돼 있지만 대중적인 AI 플랫폼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향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며 “앞으로도 AI 기술 재산 범죄와 사법 질서 교란 범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