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 뇌물’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서울시의회 PC에서 김경(61) 전 서울시의원 가족 회사의 세금 신고서를 발견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김씨가 시의회 활동을 하면서 가족 회사 운영에 관여해 온 정황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김씨 가족 회사들은 김씨가 시의회 상임위원회를 옮겨갈 때마다 상임위와 관련된 서울시 사업을 수의 계약 등을 통해 잇따라 수주해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본지 1월 19일 자 A5면)이 제기되면서 서울시는 감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지난 21일 서울시의회에서 제출받은 PC에서 김씨 가족이 대표·대주주로 있는 교육업체 5곳의 부가가치세 신고서와 종합부동산세 납부서 등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PC는 김씨를 지원하던 시의회 정책지원관이 쓰던 것이다. 김씨가 가족 회사의 세금 문제까지 챙기는 등 회사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다. 김씨 가족 회사 세무·회계를 담당했던 인사는 본지 통화에서 “(김씨 가족 회사의) 각종 세금·비용 문제를 모두 김씨가 나에게 연락해 챙겼다”고 했다.
본지가 확보한 김씨 가족 회사의 내부 회계 자료 등을 보면, 김씨 가족 회사 10곳이 서울시 사업을 수주해 얻은 매출은 확인된 것만 29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됐다. 김씨의 남동생 김모(56)씨가 세운 건설 시행사는 2021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임대주택 공급 약정을 체결하고,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오피스텔 2채를 지어 SH에 282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김씨는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이었다. 도시계획관리위는 임대주택 건설 등 SH 사업 계획과 예산 등을 심의한다. 김씨가 위원회 활동을 통해 공개되지 않은 SH 매입 계획 등을 미리 알고 가족 회사를 통해 사업을 설계했거나, 사업을 수주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씨는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김씨 어머니 박모(82)씨가 대주주로 있는 교육업체 A사는 2021~2025년 2억600만원 규모의 서울시 용역 사업 5건을 수의 계약으로 따냈다. 계약 체결 당시 김씨는 사업 관련 기관들을 감독하는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었다. 김씨 남동생이 대표로 있는 교육업체 B사는 2024~2025년 사업비 9500만원의 용역 사업 두 건을 따냈는데, 이 중 한 개 사업은 김씨가 발의했다.
경찰이 김씨 가족 회사 5곳의 세금 신고서를 확보해 분석해 보니, 5곳 중 4곳의 전화번호가 모두 같았다고 한다. 일부 회사는 주소도 같았다. 이 때문에 경찰은 김씨 가족 회사들이 서류뿐인 ‘페이퍼 컴퍼니’일 가능성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김씨 가족 회사 세무를 담당했던 한 인사는 “김씨가 업무 관련 의뢰를 할 때 자신을 (서울시의원이 아닌) ‘김현 재무이사’라고 소개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