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경 서울시의원·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스1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던 강선우 의원(현 무소속) ‘공천 헌금’ 1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 서울시의원(무소속)이 12일 귀국해 경찰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김 시의원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난달 31일 돌연 미국으로 출국해 도피 의혹이 불거졌었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시의원은 12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다. 김 시의원과 조사 일정을 조율해 온 경찰은 귀국한 김 시의원을 근시일 내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김 시의원은 최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강 의원 측에 1억원을 건넸고 이후 돌려받았다”는 취지의 서면 진술서를 변호인을 통해 제출하기도 했다. 앞서 강 의원 역시 “현금 전달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반환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는데 같은 내용의 진술을 한 것이다.

진술 내용을 두고 강 의원과 이미 입을 맞췄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의혹이 불거진 지 열흘이 넘도록 아직 경찰의 압수 수색이 이뤄지지 않아 허위 진술 여부를 판단할 증거가 제대로 확보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 시의원이 건넨 돈을 보관했다고 지목된 강 의원의 보좌관이자 지역구 사무국장을 지낸 A씨의 진술과도 엇갈려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A씨는 지난 6일 경찰 조사에서 “돈을 받은 적도 보관한 적도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강 의원과 김 시의원 간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은 지난달 29일 MBC가 보도한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2022년 4월 대화 녹음을 통해 불거졌다.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강 의원은 김 시의원이 자신의 컷오프(공천 탈락)를 사전에 알고 강 의원 보좌관에게 전화해 공천 헌금 관련 폭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전 원내대표는 “1억원 받은 걸 사무국장 A씨가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강 의원은 “그렇죠.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죠”라며 “살려주세요” 하며 읍소했다.

녹음 파일이 공개되고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경찰이 정식 수사에 착수했지만 당일 저녁 김 시의원은 미국으로 출국했고, 텔레그램 메신저도 탈퇴했다가 재가입하는 등 증거 인멸로 비칠 수 있는 모습을 보였다. 6일(현지 시각)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행사장에서 기업 관계자들과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수사 기관을 농락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