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국내에 거주하는 20대 베트남 여성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히거나 2차 가해를 이어간 40대 남성과 이 남성의 전처가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김정은)는 강간치상 혐의로 베트남 국적의 A(40)씨를 구속 기소하고 A씨의 전처 B(39)씨를 보복 협박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6일 대구 달성군의 주거지에서 베트남 국적의 대학생 C(20)씨를 성폭행하기 위해 목을 조르는 등 전치 2주 상당의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 중개업을 하고 있었고, C씨는 작업 현장으로 가기 전 A씨 집에서 대기하다 피해를 입었다.

C씨가 비명을 지르며 완강히 저항했고, A씨가 주춤한 틈을 타 피신하면서 성폭행은 미수에 그쳤다.

범행 다음 날 C씨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해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같은 해 12월 22일 당시 A씨의 아내였던 B씨가 C씨에게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네가 물건을 훔쳤다고 신고할 수 있다”며 협박하는 등 2차 가해를 이어갔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피의자로 A씨를 특정할 단서가 있었음에도 피의자 성명을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올해 3월 수사 중지 의견을 검찰에 보냈다. 검찰은 사건 기록을 토대로 A씨의 인적사항을 특정할 수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시정 조치를 요구하고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A씨를 특정해 기소했다. 또 출국정지 및 구속 조치를 통해 A씨가 해외로 도피할 수 없도록 했다.

수사 결과 A씨는 지난 2014년 경남 창원시에서 발생한 20대 베트남 여성 성폭행 사건의 범인과도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지역에서 10년 이상 미제로 남아 있었으나, A씨가 검거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A씨 등에 대해선 죄에 걸맞은 형벌이 선고되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도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