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해상 발생한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와 관련해 지난 20일 목포 산정동 삼학부두에서 한국선급,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목포해경 등이 합동으로 선체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9일 밤 전남 신안 해상에서 승객 등 267명을 태운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를 수사 중인 해경이 선장에 대한 신병 확보 절차에 착수했다.

목포해양경찰서는 23일 중과실치상, 선원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퀸제누비아2호 선장 A(60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19일 오후 8시 16분쯤 신안군 족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와 관련, 선박 조종 지휘 의무를 방기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조타실을 이탈해 선장실에서 휴식을 취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22일엔 퀸제누비아2호를 좌초시킨 혐의로 일등항해사 B(40)씨와 조타수 C(40대)씨가 구속됐다. 이들은 사고 당시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는 등 딴짓을 한 것으로 해경 수사 결과 확인됐다.

전남 신안 해상에서 무인도 충돌 사고를 낸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일등항해사 B(40)씨가 지난 22일 전남 목포시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뉴스1

퀸제누비아 2호는 지난 19일 오후 4시 45분쯤 제주에서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목포를 향해 출항했으나 오후 8시 17분쯤 장산도 인근에서 좌초했다.

2만6546t급 여객선인 퀸제누비아 2호는 충돌 직전까지 22~23.4노트로 운항 중이었다. 시속으로는 40~43㎞로 정상 운항 속도였다. 해경 관계자는 “항적도를 보면 줄곧 이 속도를 유지하며 항해했다”며 “항해사 등이 족도를 발견했다면 속도를 줄였을 텐데, 그러지도 않았다는 얘기”라고 했다.

여객선이 이처럼 충돌 직전까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정상 속도로 운항한 이유는 ‘자동 항법 장치’에 의존한 선원들에게 있다. 사고 당시 조타실에는 B씨와 인도네시아 국적의 조타수 C씨가 있었다. 해경에 따르면 이들은 자동 항법 장치에 목적지를 족도 쪽으로 설정해 놓고 운항하다가 사고를 냈다.

원칙대로라면 족도에 도달하기 전 자동 항법 장치를 끄고 수동으로 방향을 바꿔야 했다. 이 일대는 바위섬과 암초가 많고 뱃길이 좁은 ‘협수로(狹水路)’다. 그래서 항해사가 직접 눈으로 보면서 항로를 조정해야 하는 구간이다. 사고 지점과 정상 항로 간 거리도 240m에 불과하다고 한다.

B씨와 C씨는 지난 22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두 사람은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면서 선사 로고가 적힌 외투와 모자,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B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많은 분께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 특히 임산부께 더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자동항법장치를 켰느냐’는 질문에는 “직선 항로에서만 자동항법을 쓰고, 변침 구간에서는 수동으로 전환한다”며 “네이버를 잠깐 봤다”고 답했다. C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