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콜센터를 두고 군 간부, 대통령 경호처·정당 관계자 등을 사칭하며 ‘노쇼(No show·예약 부도)’ ‘대리 구매’ 사기를 저지른 범죄 조직원 11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경찰청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전국에서 발생한 노쇼, 대리 구매 사기 사건 560건을 수사한 결과, 국내외 범죄 조직원 114명을 검거해 이 중 18명을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560건 중 군 간부를 사칭한 범죄가 40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정당 관계자(144건), 경호처 관계자(14건) 순으로 많았다. 사칭한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등이 섞여 있다고 한다. 피해 규모는 69억원이었다.

경찰은 범죄 조직의 거점이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범죄 단지에 있는 것을 파악하고 현지 콜센터를 급습해 피의자들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군 사칭팀과 정당 사칭팀 등으로 나눠 사기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 세탁 조직은 범죄 수익을 국내 가상 자산 거래소를 거쳐 해외 가상 자산 거래소로 송금했다.

검거한 114명 중에는 국내 총책, 자금 세탁책, 관리 총책 등이 포함됐다. 경찰은 아직 검거하지 못한 중국인 총책을 뒤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114명 중 80%는 20·30대로 10대도 4명 있었다”며 “캄보디아 현지에서 검거된 한국인 조직원들은 텔레그램 등을 통해 스스로 범행에 가담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군 간부 등을 사칭해 식당, 호텔 등을 예약하면서 와인 등 물품을 대신 사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른바 ‘유령 업체’를 소개했고 식당, 호텔 등이 입금한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세청은 캄보디아 프린스 그룹과 후이원 그룹의 국내 사무소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캄보디아의 보이스피싱, 로맨스스캠 등 사기 범죄의 배후로 지목돼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이날 “이들의 국내 거점은 물론 이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국내 관련자들까지 철저히 조사해 범죄 수익을 환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