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구조활동 중 순직한 해양경찰관 고(故) 이재석(34) 경사 사건과 관련, 당시 파출소 당직 팀장이 이 경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상황실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얘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이 경사 유족 등에 따르면 이 경사의 스마트폰에서 사건이 있었던 지난달 11일 오전 2시 30분쯤 있었던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전 팀장 A경위와의 통화 녹음 파일이 복원됐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무전으로 소통하던 A경위는 이 경사에게 전화를 걸어 현장 상황을 확인한 뒤, “상황실에다 얘기하진 않았어. 얘기하면 난리 칠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이 경사는 “조금 더 들어가서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물이 빠져 있는 상태라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일단 한 번 가서 요구조자를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통화는 54초간 이어졌다.
이 경사는 26분 뒤인 오전 2시 56분쯤 “요구조자가 발을 베어 거동이 안 된다고 해 구명조끼를 벗어 드리고 이탈시키도록 하겠다. 물은 허리 정도까지 차고 있다”고 무전했다. 그러나 당시 추가 인원 투입이나 상황실 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인천 해경 상황실엔 오전 3시 30분쯤 실종 보고가 이뤄졌고, 이 경사는 6시간여가 지난 오전 9시 41분쯤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인천지검 해경 순직 사건 전담 수사팀은 업무상 과실치사, 직무유기, 공전자기록위작 등 혐의로 A경위를 최근 구속했다.
A경위는 지난달 11일 해경 출동 규정 등을 지키지 않아 이 경사를 숨지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이광진 전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전 영흥파출소장 등 피의자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