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캄보디아에서 경북 예천 대학생이 납치·살해된 데 이어 경북 상주, 충북, 광주광역시 등에서도 실종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13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상주에서 캄보디아로 출국한 30대 A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A씨는 텔레그램으로 가족에게 영상 전화를 걸어 “2000만원을 보내주면 풀려날 수 있다”고 말한 뒤 다시 연락이 끊겼다. A씨 가족은 발신 번호가 없는 전화로 여러 차례 협박 메시지도 받았다고 한다.
충북에서도 지난 9일 “아들이 캄보디아에 감금된 것 같다.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부모 B씨는 “아들이 지인 2명과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다가 프놈펜의 한 건물 안에서 감시받고 있다고 카카오톡으로 연락해왔다”며 “통장이 자금 세탁에 이용되고 있어 계좌가 정지되면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해당 계좌가 국내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돈을 벌러 갔다가 불법 조직에 감금돼 통장을 빌려주면서 범죄에 연루된 남성도 있었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30대 남성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 남성은 지난 8월 캄보디아로 돈을 벌러 갔다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조직에 연루돼 자기 통장 계좌를 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남성의 계좌로 불법 도박 자금 10억원가량이 오갔다. 이 남성은 “캄보디아에서 1주일간 감금돼 생수병 10병으로 버텼다”며 “다른 한국인들과 함께 있었고 조직에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광주에서도 캄보디아에 간 20대가 연락이 끊겨 경찰이 조사 중이다. C씨는 가족에게 “수영장 안전 요원 일을 하러 간다”고 말한 뒤 출국했다고 한다. 경찰은 C씨가 지난 6월 태국을 거쳐 캄보디아로 간 사실을 확인하고 행방을 찾고 있다. C씨 가족은 경찰에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살려달라’고 말한 뒤 끊겼다”고 진술했다. 광주에선 작년 11월과 지난 4월 각각 캄보디아로 출국한 20대 2명도 연락이 끊겨 경찰이 수사 중이다.
전북에서는 지난 3월 “캄보디아 여행을 간 여동생에게서 손가락이 잘린 사진을 받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20대 D씨를 찾았으나 범죄에 연루된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D씨는 경찰에 “폭죽을 터뜨리다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D씨가 가족의 요청에도 계속 귀국하지 않고 있어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몸값을 내고 풀려난 사례도 있다. 지난 6월 캄보디아에 간 20대 제주 주민 E씨는 가족이 3500만원 상당의 가상 화폐를 주고 풀려났다. E씨는 당시 가족에게 “사기를 당해 생긴 빚을 갚기 위해 캄보디아에서 창고 정리 일을 하고 있다”며 “감금당한 것은 아니지만 밖으로 나가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 7월 경남에서도 20대 남녀 2명이 “수익 높은 아르바이트를 알선해주겠다”는 브로커 말에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일주일간 감금됐다. 이들은 가족이 16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지불한 뒤에야 돌아올 수 있었다.
이와 별도로 대구에서도 30대 남성 등 3명이, 강원에서도 50대 남성과 20대 남성 등 2명이 캄보디아에서 실종돼 경찰이 소재 확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