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 순직한 해경 이재석(34) 경사가 혼자 현장에 출동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차려진 이 경사 빈소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이 경사는 지난 11일 오전 2시 7분쯤 드론 순찰 업체로부터 “영흥도 주변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경사는 혼자 순찰차를 몰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 경사는 갯벌에서 70대 중국인 남성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발을 다친 상태였다. 이 경사는 밀물이 허리춤까지 차오르자 자기가 입고 있던 부력 조끼(구명조끼)를 A씨에게 입혀주고 순찰장갑으로 A씨의 다친 발을 감쌌다. 이후 함께 헤엄쳐 나오다 실종됐다. 오전 3시 30분쯤이었다. A씨는 그날 오전 4시 20분쯤 해경 헬기에 구조됐지만 이 경사는 오전 9시 41분쯤 해상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숨졌다.
해경에 따르면 당시 영흥파출소에는 6명이 있었다. 이 경사 등 2명이 당직을 서고 나머지 4명은 쉬고 있었다고 한다. 해경 관계자는 “새벽에는 보통 교대로 잠을 잔다”며 “당시 이 경사가 혼자 출동한 이유를 조사 중”이라고 했다. 유족들은 “당직자가 2명인데 왜 혼자 현장에 출동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유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날 인천 동구 이 경사의 빈소에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조전을 대독했다. 이 대통령은 “고인의 숭고한 정신과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했다. 옥조근정훈장도 추서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등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국적에 관계없이 그는 영웅이다’ ‘영웅이여 편히 쉬세요’ 등 추모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