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아동을 납치하려 한 20대 남성 일당이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초등학교 일대에서 발생한 ‘유괴 미수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초등학교 등하굣길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서울경찰청은 8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부터 10월 12일까지 5주간 서울 내 초등학교 등하굣길 안전 확보를 위한 범죄 예방 종합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 지역 초등학교 609곳을 대상으로 ‘등하굣길 안전 진단’ ‘등하굣길에 가용 경력 집중 배치’ ‘아동 범죄 신고 강력 대응’ 등 크게 3가지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경찰·구청·교육청이 합동으로 등하굣길 특별 안전 대진단을 실시해 범죄와 교통사고, 여타 재난 안전사고에 대한 위해 요소를 발굴하기로 했다. 이후 초등학교 등하굣길에 경찰서 경력과 기동순찰대를 집중 배치하고, 민간의 녹색어머니회와 자율방범대 등과 협업해 순찰을 한다. 마지막으로 아동 범죄 관련 신고는 ‘코드1’ 이상으로 접수해 초기부터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경찰 상황실은 112 신고를 긴급성에 따라 ‘0~4단계’의 코드로 분류하는데,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험이 있는 경우가 ‘코드 1’에 해당한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4일 미성년자 약취·유인 미수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3명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거주지 등에서 긴급 체포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초등학생들에게 차량으로 접근해 세 차례에 걸쳐 “귀엽다. 집에 데려다 줄게”라고 말을 걸며 유인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최초 신고 당시 수사를 진행한 뒤 지난 2일 “범죄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추가 신고를 접수한 뒤에야 뒤늦게 피의자들을 검거했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이에 대해 “아동 관련 사건은 과하리만큼 확인하고 또 확인했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그러지 못한 점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