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이철원

최근 10년간 학교 폭력 유형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폭행과 금품 갈취 같은 전통적 유형의 학교 폭력은 줄고, 사이버 불링(온라인 괴롭힘) 같은 정서적 폭력과 성범죄는 크게 늘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0년간 달라진 서울 지역 청소년 범죄 현황을 공개하며 9월 1일부터 2개월간 ‘신학기 청소년 범죄 예방 집중 활동 기간’을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서울 관할 31개 경찰서 소속 156명의 학교전담경찰관(SPO)이 직접 서울 내 초·중·고 1373개교를 찾아 학교폭력 예방과 청소년 선도, 범죄 첩보 수집 활동을 할 예정이다.

과거 예방 활동과 다른 점은 최근 학교에서 많이 발생한 범죄 통계와 설문조사 내용에 맞춰 학교별로 다른 예방 활동을 한다는 점이다. 가령, 해당 학교 관련 신고 건수와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운영 건수가 도박과 성폭력, 모욕 순으로 분석되면 도박 관련 전문기관과 협력해 도박 예방 교육을 우선순위에 놓고 예방 활동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학교별 맞춤형 범죄 예방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다양해진 청소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선 기존 전통적인 예방 활동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마련했다”고 했다.

최근 10년간 학교 폭력 유형은 실제 크게 달라졌다. 경찰이 서울 지역 청소년 범죄 주요 통계 10년 치(2015~2024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전통적 방식의 학교 폭력 유형인 폭행과 상해는 작년 1284건으로 10년 사이 19% 줄었고, 금품 갈취 역시 같은 기간 7.6% 줄었다. 반면, 모욕과 명예훼손 같은 정서적 폭력은 이 기간 65건에서 348건으로 435% 급증했다. 성폭력 범죄 역시 같은 기간 192건에서 709건으로 269% 늘었다. 최근에는 스토킹 범죄와 정신질환 문제도 추가되며 학교 폭력 유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경찰은 학교 폭력 유형이 크게 달라진 배경으로 스마트폰·소셜미디어 발달로 늘어난 청소년 온라인 범죄를 꼽는다. 청소년 활동의 주요 무대가 온라인으로 옮겨 가며 학교 폭력 역시 사이버 불링과 딥페이크(인공지능으로 조작한 허위 콘텐츠) 성범죄같이 온라인에 특화된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청소년들의 온라인 범죄는 967건으로 작년 동기(777건) 대비 24.5% 늘었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학교별 특색에 맞는 예방 활동의 패러다임 변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교육 당국과 전문 기관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예방 활동을 할 수 있게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