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48)가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고 대리 수령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박씨와 박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하는 수면제를 처방한 의사를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박씨가 2022년부터 최근까지 대면 진료를 받지 않은 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인 자낙스와 스틸녹스를 처방받고, 매니저를 통해 대리 수령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관련 진료 기록 확보를 위해 최근 해당 병원을 압수 수색했다.
자낙스와 스틸녹스는 수면 장애와 불안 장애, 우울증 치료에 쓰이는 의약품이다. 의존성과 중독성이 커 2021년부터는 비대면 진료에서 처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40)씨가 자낙스와 스틸녹스 등을 대리 처방받은 혐의로 작년 12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박씨 소속사는 이날 입장을 내고 “전문의약품인 수면제를 대리수령한 점은 명백한 과오이자 불찰”이라고 했다. 소속사는 “싸이는 만성적인 수면장애 진단을 받고,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수면제를 3자가 대리수령한 경우가 있었고, 최근 경찰에서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했다. 이어 “의료진의 지도 하에 정해진 용량을 처방받아 복용해왔으며, 대리 처방은 없었다”고 했다. 약을 처방해준 교수도 경찰에 “비대면으로 진료를 해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