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구치소에서 수용자에게 뒷돈을 받고 각종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브로커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 현직 변호사의 법무법인 사무실 2곳을 압수수색했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뉴스1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변호사 A씨가 근무했던 로펌과 현재 재직 중인 로펌 2곳을 4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A씨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수용자 B씨의 요청을 받고,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교도관에게 금품을 보낸 혐의를 받는다. A씨가 보낸 금액은 약 2000만원으로 전해졌다.

뒷돈을 받은 교도관은 B씨에게 서신이나 의약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준 것으로 알려졌다. 조폭 출신인 B씨는 현재 1인용 독방에 배정돼 있다. 경찰은 A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입건하고, B씨가 독방에 들어간 데에도 교도관이 개입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이 사건은 경찰이 지난달 26일 구속한 조폭 출신 브로커 2명과는 별개 사건이다. 이들은 폭력조직 ‘신세븐파’ 출신 수용자 2명이 독방에 배정될 수 있도록 서울구치소 교도관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독방 배정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법무부 교정본부와 서울구치소를 압수수색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치소에서 뒷돈을 받고 각종 편의를 봐 주는 브로커들이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다는 소문이 과거부터 돌았는데, 이번 수사를 계기로 실제 존재가 확인되는 모양새”라고 했다. 경찰은 다른 금품 거래가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