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에서 한 교도관이 수감된 조폭에게 뒷돈을 받고 독거실(독방)을 배정해 준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독방 배정’ 거래에 배후 세력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30일 “법무부 교정본부 소속 교도관 A씨와 이에 관여한 브로커 2명을 뇌물 수수 및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최근 브로커들을 통해 수용자 2명에게서 금품을 받고 이들의 방을 6~7명이 지내는 혼거실에서 1명이 지내는 독거실로 바꿔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받은 돈은 약 2000만원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26일 브로커 2명을 구속했다. 28일엔 방 배정을 총괄하는 서울구치소 보안과·총무과·의료과 등을 압수수색해 수용자들이 방을 옮긴 기록 등을 확보해보니, 돈을 입금한 수용자들이 실제로 방이 바뀐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게 독방을 배정받은 수용자 2명은 지난 2월 경찰에 체포된 폭력 조직 ‘신세븐파’ 조직원들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한 건설업자에게 스크린골프장 공사를 맡겼지만 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 이에 건설업자가 밀린 공사비 2억5000만원을 달라고 항의하자, 이들은 업자를 서울의 한 단독 주택으로 유인해 2시간 동안 감금·폭행한 혐의로 붙잡혔다. 둘 모두 현재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경찰은 A씨와 브로커들 외에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7급 공무원인 A씨가 단독으로 수용자 방을 바꿔주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직 교정본부 관계자는 “혼거실에서 독거실로 방을 옮겨주려면 구치소 상급 부서장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직위 해제 상태인 A씨는 법무부에 “일부 혐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