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쏟아지면서 전국 곳곳에 주택 침수, 항공편 결항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19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호우 피해 10건이 잠정 집계됐다. 이날 오전 2시 32분쯤엔 옹진군 영흥면 도로에 빗물이 차 소방 당국이 물을 빼냈다. 남동구 논현동에서도 주택이 침수되면서 3명이 대피했다.
오전 6시 30분쯤엔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외리에서 도로가 무너져 주변 접근이 통제됐다. 인천지하철 2호선 인천대공원역∼운연역 구간에서도 토사가 유실돼 임시 조치가 이뤄졌다.
도로 균열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쯤 미추홀구 인천대로 인천 방향 2차로 우측부에서 길이 약 30m 정도 균열이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집중 호우로 인한 토사 유출로 포장면 하부가 침하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추홀구 등은 인근 측면 도로를 통제한 뒤, 도로 균열을 보수하고 임시 포장할 예정이다.
세종시에서는 전날 오전 1시 40분쯤 나성동 제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남성 A(42)씨에 대한 수색 작업을 이틀째 지속하고 있다. 충북 청주 시민인 A씨는 회식 차 세종을 찾았다가 제천 산책로로 가기 위해 언덕을 내려가던 중 실종됐다. 경찰은 인력 50여 명을 투입해 A씨를 수색 중이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4명, 실종자는 2명이다. 지난 16일 경기 오산서 1명, 17일 충남 서산·당진에서 3명이 숨졌다. 하지만 실종자가 발생하면서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부산에선 빌라 외장재가 떨어져 차량이 파손되기도 했다. 19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1분쯤 강서구 대저동 한 빌라 외벽에 접착된 외장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차된 차량이 파손됐다.
이날 오후 3시 47분쯤엔 강서구 송정동 야산에서 돌무더기가 사면으로 굴러떨어졌다. 이밖에도 비로 인해 집이 침수되거나 가로수 넘어짐, 도로 포트홀 발생 등 총 22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를 취했다.
울산에서는 폭우에 태화강이 불어나 상류 지점인 사연교에 홍수경보, 중류인 태화교에 홍수주의보가 각각 내려졌다. 동천 병영교에도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일대에선 일부 도로가 침수돼 주차된 차량 지붕 위까지 물이 찼다. 태화강 인근 마을인 울주군 상북면 천전 1리, 삼동면 왕방·사촌·하잠 등 3개 마을엔 주민 대피 문자가 발송됐다. 인명 피해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 지역에서도 주민 대피와 구조 작업이 이어졌다. 경남소방본부는 전날 오후 11시 20분쯤 하동군 고전면 고남교 인근 하천에 차량이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운전자 1명을 구조했다. 창녕군 계성면에서도 계성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19일 자정부터 6개 마을 주민 64명이 대피했다. 비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으나 현재 675가구 942명이 마을회관 등 대피 시설에 머물고 있다. 경남도는 도로·하천·주택 등 267건에 호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광주에선 지하철역 및 도로 침수, 건물 및 차량 침수 등 904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지하차도 2곳, 하상도로 16곳, 하천 진·출입로 336곳, 하천 둔치 주차장 11곳, 무등산 탐방로 37곳 등이 통제 중이다. 전남에서도 담양·함평·신안·나주 등 지역에서 주택 459채와 사유지 건물 10동, 농지 4277ha가 침수됐다. 오리와 닭, 돼지 등 가축 18만 5000마리가 폐사했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막혔다. 이날 오전 여수공항에서 서울·김포, 제주로 가는 비행기 2편이 결항했다. 목포 26개 항로 중 3곳, 여수 항로 2곳 운항도 통제됐다.
전남 지역 문화재 파손도 잇따랐다. 전남도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담양 소쇄원과 보성 안규홍·박제헌 가옥, 장성 고산서원 등의 담장 등이 일부 파손됐다. 핵심 건물들은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에서는 고령·포항·경주·영주·상주·청도·성주 등 7개 시군에서 246명이 마을회관 등에 사전 대피했다.
제주에서도 비행기 결항·지연이 잇따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등에 따르면 전날 폭우로 국내선 29편이 결항하고 166편의 출발·도착 시간이 지연됐다. 국제선은 1편이 결항하고 도착 예정이던 1편이 회항했고, 13편이 지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