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고등학교에 무단 침입해 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돌리려 한 기간제 교사가 구속됐다. 경찰은 이 교사가 학부모와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박민규 영장전담판사는 14일 건조물 침입, 업무 방해,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를 받는 30대 기간제 교사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판사는 “A씨가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A씨는 기말고사 기간이던 지난 4일 오전 1시 20분쯤 40대 학부모 B씨와 함께 경북 안동의 한 고등학교에 무단 침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기말고사 시험지를 훔치기 위해 학교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학교 시설 관리 직원 C씨가 이들을 도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은 교내 경비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적발됐다.

경찰은 A씨와 B씨 사이에 금품이 오간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과거에도 수차례 시험지를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3년 전 교사와 학부모로 만났다고 한다. B씨의 자녀는 현재 이 학교에 재학 중이며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작년 2월까지 이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는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시험지 인쇄실의 위치와 비밀번호 등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학교 측은 부정행위가 확인될 경우 그동안 B씨 자녀가 받은 성적을 무효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공범인 B씨와 C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5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