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백석동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수영장 청소용으로 사용되는 염소계 화학물질이 누출됐다. 이 사고로 18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9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분쯤 인천시 서구 백석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센터 지하 2층 기계실에서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용액이 누출됐다.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용액은 표백제나 소독제, 산화제 등으로 활용되는 물질로, 락스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폐 공간에선 호흡기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사고로 납품업체 직원 A씨와 기계실 인근 수영장을 이용하던 주민 등 18명이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A씨의 경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응급환자로 분류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나머지 17명은 단순 어지럼증과 두통 증세를 보여 경상으로 분류됐다.
사고 당시 지상 1층에서 호스를 이용해 지하 2층에 있는 기계실 내 보관 탱크에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용액을 주입하고 있었는데, 중간에 호스가 빠지면서 이 수용액이 외부로 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누출된 수용액은 약 300L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수용액이 하수구에 유입되면서 강한 락스 냄새가 인근에 있는 수영장과 실내 골프장, 헬스장 등으로 퍼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단지는 1단지와 2단지 등 2개 단지로 구성돼 있으며 총 25개 동 4805가구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관할 소방서의 모든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대원 105명과 장비 48대를 투입해 구조 활동에 나섰다. 대응 1단계는 오후 5시 50분쯤 해제됐다.
소방 당국은 커뮤니티 시설 내부의 냄새를 빼내기 위한 배풍 작업을 하고 있다.
인천 서구는 앞서 이날 오후 3시 41분쯤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내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염소 흡입 등 유의하시고 창문을 닫아달라”고 안내했다가 오후 5시 45분쯤 “염소 누출사항은 염소가 아닌 수영장 및 수돗물 수처리제로 사용되는 차아염소산나트륨으로 확인돼 재안내드린다”고 정정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아파트 관계자 등을 상대로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