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도로 맨홀. /연합뉴스

인천 계양구 맨홀 사고로 실종됐다가 25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된 50대 남성이 가스 중독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에 따르면 A(52)씨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8일 “(A씨가) 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A씨의 시신에선 얼굴 부위에 일부 상처가 발견됐으나, 사망의 원인과 연결될 만한 외상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가스에 중독된 것인지는 국과수에서 정밀 감정을 해봐야 한다”며 “정밀 감정엔 1~2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지난 7일 오전 10시 49분쯤 경기 부천의 굴포하수종말처리장 연결 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전날 오전 9시 22분쯤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도로의 맨홀 안 하수도에서 작업 중 맨홀 밖으로 올라오다 바닥에 떨어졌고, 하수관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발견 지점은 사고 장소와 약 1㎞ 떨어진 곳이다.

사고 당시 업체 대표 B(48)씨가 A씨를 구하기 위해 맨홀로 들어갔으나 떨어졌고,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다. B씨는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인천환경공단이 발주한 ‘오수관 데이터베이스 구축 용역’ 재하도급 업무와 관련한 시설물 현황 조사 작업을 하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12명으로 구성된 수사 전담팀을 구성하고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숨진 A씨가 산소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한 것으로 보고,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적용 여부를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