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합동으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7일 오전 9시부터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SPC 삼립 시화공장과 서울 본사 등 12개소에 대해 압수수색을 집행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달 19일 해당 공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로 근로자가 숨진 사고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조치다.
압수수색은 경기남부경찰청과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경찰은 공장 내 안전관리 실태와 사고 당시 대응 체계, 본사의 지휘 책임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압수물은 사고가 발생한 크림빵 생산라인의 공정 전반, 작업 절차, 사고 예방 조치 등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서류와 전자 정보 등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노동부는 지난달 27일 현장 감식을 합동으로 실시하고, 공장 관계자들을 형사 입건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했다. 그러나 증거 확보를 위해 필요한 압수수색 영장이 번번이 법원에서 기각되며,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수사팀은 총 4차례에 걸쳐 영장을 청구했고, 지난 13일에서야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날 압수수색이 전격 단행됐다.
앞서 지난달 19일 오전 3시쯤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빵을 식히는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졌다. 당시 A씨는 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는데, 상반신이 기계에 끼여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사망한 근로자가 소지하고 있던 윤활유 용기가 시중에 판매 중인 금속 절삭유 용기와 동일한 것을 확인하고, 해당 용기와 내용물을 확보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한 바있다. 금속 절삭유는 절삭 가공 작업 중 공구와 재료 간의 마찰열 발생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공업용 윤활유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SPC 계열 공장에서 산업안전 관련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에는 SPL 평택 제빵 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이송기에 끼여 숨졌다. 당시 SPC는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해 안전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듬해 8월 SPC 샤니 성남 제빵 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반죽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사고 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