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등산로를 배회하다 실종된 80대 노인이 위치 추적 장치인 스마트태그(배회감지기)를 부착한 덕에 경찰에 조기 발견됐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지난 4일 오후 10시 15분쯤 동구 초례봉 8부 능선 숲속에서 실종된 A(84)씨를 구조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평소 치매를 앓고 있었는데 이날 집을 나선 뒤 행방이 파악되지 않았다. 이후 가족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A씨의 아들은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스마트태그를 신발에 달고 있는데 위치가 초례봉 입구로 확인됐다”고 진술했다. 스마트태그는 세로 5cm, 가로 3cm 정도로 휴대성이 높은 위치 추적 장치다. 앱을 통해 스마트태그와 본인 혹은 타인의 휴대폰을 연결하면 스마트태그 보유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A씨 아들의 진술을 토대로 경찰이 주변 방범카메라를 통해 A씨가 초례봉 등산로로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 로고/뉴스1

경찰은 신고 접수 이후 오후 8시쯤 소방과 함께 인력 41명을 동원해 초례봉으로 올라갈 수 있는 등산로 5갈래를 수색하던 중 해발 420m 높이에서 숲 속에 있던 A씨를 2시간여만에 발견할 수 있었다. A씨는 발견 당시 저체온증과 탈수 증세가 있었지만 119 구급대의 응급치료를 받은 뒤 별다른 건강 이상 없이 가족에게 인계됐다.

A씨는 지난 2월에도 치매 증상으로 길을 잃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때 A씨를 찾아낸 경찰이 A씨 아들에게 스마트태그 사용을 권했다. 이후 A씨 아들이 부친의 신발에 스마트태그를 실로 꿰맸고, 신발에 달려있던 이 장치 덕분에 A씨의 실종 위치를 일찍 파악해 수색 범위를 좁힐 수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올해 스마트태그 760개를 확보해 2회 이상 실종된 치매 노인 등을 상대로 보급 중이며 향후 예산을 확보해 스마트태그 무상 보급을 늘릴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통 신고 접수 이후 동선을 파악해 실종자를 찾기까지는 평균적으로 12시간 이상 걸리는데, 스마트태그 덕분에 수색 범위를 좁혀 2시간만에 발견할 수 있었다”며 “치매 노인과 지적 장애인을 돌보는 가정과 기관에서 스마트태그를 폭넓게 이용하면 실종 상황이 발생했을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