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10시 43분쯤 화재가 발생한 인천 서구 심곡동의 한 빌라 내부. /인천소방본부

인천의 한 빌라에서 불이 나 집에 혼자 있던 초등학생 1명이 중태에 빠졌다.

27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43분쯤 인천 서구 심곡동의 한 빌라 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집에 있던 A(12)양이 얼굴 부위에 2도 화상 등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또 소방서 추산 39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양은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화재 당시 A양은 어머니가 일터로 출근해 있고, 아버지가 투석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가 집에 혼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현장에선 여러 개의 컵라면 용기 쓰레기와 휴대용 가스레인지 등이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소방관 등 71명과 장비 19대를 투입해 오전 11시 34분쯤 완전히 불을 껐다.

불이 난 A양의 집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초부터 A양 아버지가 투석 치료를 받기 시작한 것이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서구 등에 따르면 해당 가구가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었으나, 전기나 가스요금을 제때 내지 못했다.

보건복지부는 A양 아버지의 치료 상황과 전기·가스요금 체납 현황 등을 토대로 A양 가구를 의료위기, 주거취약 가구 등으로 분류하고,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5차례에 걸쳐 관할 동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다.

동 행정복지센터는 A양 부모와 복지 지원 방안 등에 대한 상담을 했으나 A양 부모의 경제 활동에 따른 기준 이상의 소득이 있어,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서구는 설명했다.

A양은 지난해 정부의 위기 아동 관리 대상에도 포함돼 서구가 A양과 만나 아동상태, 가정환경 등을 확인하기도 했다.

서구는 화재 사고 이후 A양의 부모에게 긴급 생계비 지원을 안내하고, A양 부모가 이를 신청함에 따라 약 160만원의 긴급 생계비와 생활용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소방 당국은 빌라 방 안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