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현장 붕괴 사고로 숨진 근로자의 가족들은 “이런 일이 닥칠지 상상도 못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숨진 이모(50대)씨의 딸은 “아버지는 16년 동안 건설 현장에서 일한 베테랑”이라며 “무너진 다리를 보는 게 너무 고통스럽다”고 했다. 그는 “경찰이 하루빨리 사고 원인을 밝혀내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사고로 근로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최고 52m 높이의 다리 상판 위에서 추락했지만 1명은 경상을 입었다. 얼굴을 다쳤다고 한다. 이 근로자는 제일 먼저 무너진 상판 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제일 먼저 무너진 상판은 산비탈 위에 있어 높이가 15m 정도였다”고 했다.
사고 현장에서 약 100m 떨어진 충남 천안시 입장면 도림리 마을 주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주민 임동섭(69)씨는 “차를 몰고 교각 아래를 통과했는데 5초도 안 돼 ‘쿵’ 하는 큰 소리가 났다”면서 “잠깐이라도 늦게 지나갔다면 나도 깔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음순(84)씨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는데 폭탄 떨어지는 소리가 나더니 집이 무너질 것처럼 흔들렸다”며 “지금도 다리가 떨린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당사 시공 현장의 인명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조속한 현장 수습과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모든 노력과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피해자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