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코카인을 국내에 유통하려던 국제 마약 조직 일당이 붙잡혔다. 검찰은 “국내 코카인 범죄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했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박성민)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판매 총책 A(55)씨 등 6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1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20~2021년 남미 콜롬비아에서 액체 형태의 코카인 80t을 부산항으로 몰래 들여왔다. 공사용 페인트를 수입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작년 6월 그 중 일부를 강원도 횡성군 창고에서 가공해 벽돌 모양의 코카인 덩어리를 만들었다. 코카인은 보통 시중에 가루 형태로 유통된다.

국제 마약 조직 등이 파견한 콜롬비아 출신 코카인 가공 기술자 2명이 액체 코카인에 염산·황산 등을 섞어 코카인 덩어리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액체 코카인은 페인트로 위장하기 쉽다는 점을 이용해 액체 코카인으로 세관을 통과한 뒤 고체로 만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만든 코카인은 총 61㎏으로 122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300억원어치다.

A씨는 필리핀계 캐나다인으로 캐나다의 범죄 조직 출신이고, 제조 총책인 B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인 범죄 조직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이 범죄 조직에서 활동하면서 국제 마약 조직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들이 범행에 이용한 창고와 사무실의 임차료, 운반비 등은 전액 국제 마약 조직이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은 원래 액체 코카인 대부분을 부산항을 거쳐 호주로 수출했으나 최근 국내 마약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시장에도 유통하려다 적발됐다”며 “국제 마약 조직의 국내 진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