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출동 현장에서 분실한 테이저건을 18시간여만에 되찾았다. 경기 수원서 잃어버린 테이저건은 약 20km떨어진 오산에서 발견됐다.
13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5시 30분쯤 수원 권선구의 한 현장에 출동한 곡선지구대 소속 경찰관 A씨가 테이저건을 분실했다. 그는 현장 조치 후 지구대로 복귀하기 위해 순찰차에 탑승하면서 총집째 테이저건을 떨어뜨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10분쯤 아침 근무 교대 과정에서야 이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분실한 장비는 2발 연속 발사가 가능한 신형 테이저건인 ‘테이저7′으로, 근무 교대 때 마다 경찰관들이 인수인계를 하는 장비다. 경찰 매뉴얼에 따르면 테이저건 등 총기류는 조끼에 결속한 후 총기피탈방지끈으로 연결하도록 돼있다.
경찰은 곧바로 현장 확인에 나섰으나 테이저건은 없었다. 경찰이 인근 방범 카메라(CCTV)를 분석한 결과, 오전 5시 31분쯤 폐지를 줍는 노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B(62)씨가 테이저건을 총집째 주운 채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CCTV분석 추적을 통해 B씨를 찾아나섰고, 사건 발생 18시간여 만인 같은날 오후 11시55분쯤 오산시 오산대교 인근에 있던 B씨를 발견했다. B씨는 마땅한 주거지가 없이 떠돌아다니며 폐지를 주워오면서 생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역시 수원 권선구에서 오산까지 약 20㎞를 걸어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수한 테이저건은 분실 당시 상태 그대로였다고 한다. B씨는 경찰에 “그냥 총이 떨어져 있길래 주웠을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경찰 테이저건임을 인지한 상태임에도 습득 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각 지역 관서에 테이저건 등 장비 분실 방지를 철저히 할 것을 교육했다”며 “해당 경찰관의 과실 등이 명확한 만큼, 징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