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투자 사기방을 운영해 256억원을 뜯어낸 조직원 30여명이 무더기 검거됐다.
대구경찰청은 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조직원 37명을 입건하고 이중 조직 총책인 30대 여성 A씨 등 19명을 구속 송치, 나머지 1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308명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25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조직은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 관련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링크를 보낸 뒤, 주식과 가상 자산으로 수익을 낸 것처럼 입장객들을 속였다. 이후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에게 1대1 채팅방 링크를 별도로 보낸 후, 특정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A씨의 조직원들은 초기 2~3달간은 투자자들에게 투자 관련 방송을 보거나 퀴즈 이벤트에 참여할 경우 수만~수십만원 상당의 현금성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실제 주식 종목을 추천했다.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였다.
수개월간 신뢰를 얻은 뒤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상장 코인이 있다”고 속였다. 투자자들 중에선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A씨 조직에 송금한 이들도 있었다.
이후 투자자들이 환급을 요청하면 A씨 조직은 “수수료를 내야한다”며 또다시 수백~수천만원을 뜯어냈다. 이런 식으로 A씨 조직에 투자자 308명이 보낸 돈은 경찰 추산 256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1억 6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 보전(피의자가 기소 전 범죄 수익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하고 또다른 수익금을 계속 추적 중이다. 하지만 일부 범죄수익금은 A씨 조직이 월급이나 생활비 등으로 이미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범행 초기 A씨 등은 “고수익 일자리를 알아봐주겠다”며 해외 취업에 관심 있는 한국인들에게 태국행 비행기 표를 선물한 뒤, 미얀마로 밀입국시켰다. 이후 여권과 휴대폰 등을 빼앗은 뒤, 조직에 강제로 가입하게 하고 무장 경비원이 감시하는 건물에 이들을 감금해 사기 범행을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우리 대사관 요청으로 미얀마 현지 경찰이 추적 끝에 국민 19명을 구출했다. 경찰은 이들이 국내 입국한 이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투자리딩방 사기 사건은 2100건이 발생했고 피해금액은 2000억원에 달한다.
장성철 대구경찰청 형사기동1팀장은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막히자 투자 사기로 전환하는 추세이며, 투자 사기는 보이스피싱만큼 계좌를 동결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국민들이 고수익 보장 등의 글귀에 현혹되지 않길 당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