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의 한 지역 농협이 고금리 적금 상품을 판매했다가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상황에 처해 고객들에게 적금을 해지해달라고 요청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동경주농협은 “특판 적금 계좌를 해지해 주신다면 피해보상금을 지급해드리겠다”는 취지의 호소문을 고객들에게 보냈다고 5일 밝혔다. 이 조합은 지난 2022년 11월 최고 연 8.2%에 달하는 비대면 적금 상품을 판매했다. 상품 판매 목표액은 100억원이었으나 고금리 소식에 총 9000억원이 몰려들었다. 동경주농협 측이 비대면 계좌 개설을 차단하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동경주농협 측은 “지난 2022년 12월에도 가입자들에게 적금 해지를 요청했으나, 여전히 계약금 2330억원과 지급해야할 이자 348억원이 남아있다”며 “지난해엔 겨우 적자를 면했지만, 올해 1년간 부담해야할 이자만 66억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년 5~6억 상당의 흑자를 내던 우리로선 올해 적자가 확실하다”고 했다. 동경주농협은 자산 1670억원 정도의 소규모 조합으로, 1년에 수백억원의 이자를 지급할 경우 경영난을 겪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동경주농협은 2022년 11월 25일 해당 적금에 가입한 고객 중 3년(36개월)이상 계좌를 보유한 이들에게 지난 3월 기준 잔액의 8% 금액을 최종 보상해주기로 했다. 보상금은 5월 중 지급될 예정이다.
지역 농민들도 호소문을 통해 가입자들에게 계좌 해지를 부탁했다. 지역 농협이 파산하면 농민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취지였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 경주시연합회 문무대왕면지회는 “우리 농민들도 해당 농협을 해산시키고 직원들도 실업자를 만들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난다”면서도 “농산물 판매와 판로 개척, 농자재 구입 등 지역 농민들에게 농협은 반드시 필요한 조직이기에 정말 죄송하지만 농민들을 생각해서라도 적금 해지를 부탁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