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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피해자들에게 “해킹을 통해 피해를 회복해주겠다”며 접근해 수억원을 뜯어낸 남성 2명이 기소됐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 1부(부장검사 조용후)는 사기 등 혐의로 A(31)씨와 B(25)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피해자 23명에게 9억 3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사기 피해자들이 피해 경험을 공유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범행 대상을 찾았다. A씨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연애 사기)·보이스피싱 등으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에게 접근해 “나도 사기 피해자인데 해커를 통해 피해를 회복했다”면서 B씨를 소개했다. B씨는 자신을 화이트 해커(선의의 해커)로 소개하면서 “해킹으로 가상계좌를 만들어 사기 조직의 피해금을 가로챌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하지만 A씨와 B씨는 한 범죄 브로커의 소개로 만난 지인이었을 뿐, B씨에겐 어떤 해킹 능력도 없었다.

이들은 범행 초기 피해자들과의 신뢰를 쌓는데 주력했다. 해킹 작업을 위한 비용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받은 돈을 일부 떼어 다른 피해자에게 “해킹을 통해 받아냈다”며 돌려막기 식으로 전달했다. 이런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A씨 등을 신뢰하며 점차 많은 돈을 해킹 비용으로 건네면서 피해금액이 커졌다고 한다. 속은 것을 눈치 챈 피해자들이 항의하면 A씨 등은 “(당신들은)이미 해킹이라는 불법을 통해 피해금을 받았다”면서 “피해 신고를 할 경우 똑같이 보복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피해 회복을 요구하며 찾아온 피해자를 주먹으로 때려 전치 2주 상당의 상해를 입힌 적도 있었다.

검찰은 A씨 등의 여죄를 조사하는 한편, 두 사람을 연결시킨 브로커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관계자는 “사기 피해자를 두번 울리는 신종 사기 범죄에 앞으로도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