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마치고 돌아가는 李대표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형수씨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차량에 탑승해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외부 일정을 취소하고 오후 1시쯤 조문할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7시간 가까이 늦은 오후 7시 40분쯤 조문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 대표는 유족들에게 ‘제가 같이 일한 공직자 중 가장 청렴하고 유능한 분이셨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씀하셨다”며 “유족 측에서도 이 대표에게 ‘힘내시고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잘해 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장련성 기자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형수(64)씨가 이 대표를 언급하는 내용을 유서에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검찰이 지난달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의 제3자 뇌물 혐의의 공범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씨의 집안에서는 노트 6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이재명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 이상 희생자는 없어야지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또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에 연루된 것에 대해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는 취지의 주장도 유서에 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이 유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전씨는 지난 9일 오후 7시 30분쯤 경기 성남시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검찰이 청구한 이 대표의 구속영장에는 전씨가 성남시 행정기획국장 시절인 2014~2015년 네이버 관계자를 수차례 만나 40억원을 성남FC에 지원하도록 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작년 12월 26일 전씨를 한 차례 불러 조사했다. 전씨는 또 경기지사 비서실장이던 2019년 5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모친상에 조문을 가서 “쌍방울과 북한 측의 경협 합의서 체결을 축하한다”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의 유족은 “전씨가 최근 언론 등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전씨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임 당시 비서실장 등을 지냈고 이 대표가 2018년 경기지사로 당선된 이후 당선인 비서실장과 초대 도지사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2019년에는 경기주택도시공사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았고, 사장 직무대행을 하다 지난해 12월 퇴직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것(전씨 사망)이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이냐”며 “주변의 주변의 주변까지 털어대니 어떻게 견뎌내냐.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