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로고. /조선일보 DB

대전고법 형사1-3부(재판장 이흥주)는 26일 교도소 안에서 동료 수용자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 상습폭행, 특수폭행 등)로 기소된 무기수 이모(28)씨에 대한 2심 선고공판에서 1심에서 선고한 무기징역을 파기하고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사형 확정 판결이 난 것은 지난 2016년 2월 대법원이 육군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동료 5명을 살해한 임모 병장에게 사형을 선고한 이후 지금까지 없다.

이씨는 지난 2019년 계룡시에서 금을 거래하러 온 40대를 둔기로 여러 차례 폭행해 살해한 뒤, 금 100돈과 승용차를 빼앗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공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이후 이씨는 복역 도중 같은 방을 쓰던 40대 수형자 A씨의 목을 조르고 가슴 부위를 발로 수차례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가학적 행위를 해 결국 A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2021년 12월 또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2심 재판부는 “(이씨가) 강도살인죄를 저지른 지 2년 만에 살인 범행을 했다. 돈을 위해서라거나 원한 관계에 의해서가 아닌, 뚜렷한 이유도 없이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피해자를 괴롭혔다”며 “짧은 기간 내에 두 명을 살해했고 여러 차례 재소자에게 폭력을 휘두른 피의자에게 교화 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재소자가 동료 재소자를 살해한 사건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수형 생활 중 사람을 살해한 죄의 무게가 가볍지 않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에게 무기징역 이하의 형을 선고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부검 결과를 면밀히 살펴보면 얼마나 큰 고통을 당했을지 조금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다”며 “유족의 정신적 고통이 크고 엄벌을 바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7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처음부터 살해할 적극적이고 분명한 의사가 있었다 보기는 어렵다”라며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사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또 이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 6월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20대 동료 재소자 B씨와 C씨에 대해서는 ‘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 측 주장을 받아들여 1심 형량보다 높은 징역 12년, 징역 14년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씨에게 사형을, B씨와 C씨에게는 각각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범죄인의 생명을 뺏는 사형제도를 갖고 있지만, 1997년 12월 30일 사형 집행을 마지막으로 더는 사형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유영철, 강호순 등 연쇄 살인범도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실제로 형이 집행되지 않아 교도소에서 복역중이다. 그런 이유에서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실질적인 사형폐지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이 문제를 두고 “법원이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의미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사형제를 폐지해야 된다”는 주장과 “잔혹한 유사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 사형 집행을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