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와 친분을 쌓은 뒤 마약을 몰래 먹이고 억대 사기도박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이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7단독 김도연 판사는 사기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징역 3년을, 공범 B(55)씨와 C(60)씨에게 징역 1년6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주변의 재력가를 물색해 이들과 골프 모임 등을 하며 친분을 쌓은 뒤 도박 장소로 유인, 미리 카드 순서를 배열해 두고 정해진 패가 나오도록 조작한 속칭 ‘탄카드’ 수법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는 사기도박 전반을 기획·지휘했고, B씨와 여성 C씨는 돈을 잃어주거나 따는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범 여성들로 하여금 피해자들을 유인해 도박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했다.
이들은 지난해 1월 12일 제주도의 한 숙소에서 피해자 D씨에게 도박을 제안한 뒤 이 같은 수법으로 1300여만원을 가로챘다. 또 같은 해 4월 5일 충북 증평의 한 숙소에서 다른 공범이 피해자 E씨에게 필로폰을 넣은 커피를 마시게 해 판단력을 흐리게 한 뒤 사기도박을 벌여 2100만원을 따내기도 했다.
이들은 같은 수법으로 다른 2명으로부터 3500만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이들은 피해자에게는 ‘풀하우스’ 같은 비교적 좋은 패를 줘 판돈을 올리도록 유도한 뒤 이른바 ‘선수’에게는 그보다 한 단계 높은 ‘포카드’ 패를 돌려 돈을 따내는 수법을 썼다고 경찰은 말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필로폰은 연인한테 받아서 보관한 것일 뿐 마약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도연 판사는 판결문에서 “사기 범행의 경위나 방법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도박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사기도박 사건의 일당인 모집책(56)도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0월 13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