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의 한 대학 교정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지 사흘 만에 발견된 유모(18)군의 장례가 24일 화장장으로 치러졌다. 유군의 대학 친구들, 보육원 동생들, 그리고 세 살 때 떨어진 친모(親母)가 유군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광주 광산경찰서와 보육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유군 시신은 지난 21일 광산구의 한 장례식장에 보관돼 있다가 사흘 뒤인 24일 오전 9시 20분 발인 됐다. 광주 영락공원으로 운구돼 오전 11시 화장장으로 들어갔다.

24일 오전 10시 40분쯤 광주광역시 영락공원 화장장에 운구된 유모(18)군의 관을 향해 보육원 교사·동료들이 조문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발인 전까지 유군 시신은 3일 꼬박 장례식장 냉장 시설에 홀로 안치돼 있었다. 부고를 전할 친척을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로 숨진 유군을 조문할 빈소는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

발인식에는 유군의 대학 동기와 교수 등 6명이 참석해 그를 배웅했다. 보육원에서 함께 생활하던 교사와 동생들도 20명 가까이 모였다. 화장장으로 들어가는 유군의 시신이 담긴 관은 동생들이 들어 옮겼다.

화장장에는 유군의 친모도 모습을 드러냈다. 유군이 적을 뒀던 보육원 관계자가 며칠을 수소문한 끝에 발인 하루 전날, 친모와 연락이 닿는 데 성공했다. 경기도에 살고 있던 친모는 친아들의 사망 소식에 이날 새벽 광주로 내려왔다고 한다.

유군 친모는 보육원 관계자에게 “면목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남편과 불화로 유군이 세 살 때 아이를 경기지역 보육원에 맡겼다고 한다. 유군 화장장 상주명에는 친모 이름이 올랐다. 화장 후 수습된 유군의 유골은 친모가 가져가기로 했다. 유군 친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군은 지난 18일 오후 4시 25분쯤 광주보건대학의 한 강의동 옥상에서 스스로 몸을 던졌다. 유군 시신은 사흘이 지나서야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방학이 시작돼 학교에 인적이 없었던 탓이다. 유군은 방학 때 보육원을 나와 기숙사에서 홀로 생활해왔다. 보호 연장을 신청해 보육원과는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상담도 하고 있었다.

유군 기숙사 방에서는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많아서 아쉽다”는 쪽지가 나왔다. 열지 않은 농약과 술병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유군이 금전적 문제와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건물 옥상에 혼자 올라가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범죄 연관성이 없으면 이 사건은 내사 종결할 방침이라고 경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