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45)씨가 가족들과 함께 횡령한 돈을 은닉하려 한 구체적인 정황이 파악됐다. 이들은 서로 명의를 빌려주며 부동산과 리조트 회원권 등을 구매하는 데에만 100억원이 넘는 돈을 썼고, 700억원에 가까운 금괴를 구입해 각자 집에 묻어놓기도 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작년 10월까지 횡령한 회삿돈 2215억원 중 일부를 가족들 명의 계좌로 이체해 보관했다. 아내 박모씨는 작년 말 이씨로부터 59차례에 걸쳐 총 36억6983만원을 이체받았고, 그중 2억4000만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이씨에게 전달했다. 이씨가 처제와 여동생에게 총 15차례에 걸쳐 이체한 횡령금도 7억993만원에 달한다.
이들은 서로 명의를 빌려주며 횡령한 돈으로 오피스텔과 상가 등 부동산과 리조트 회원권 등을 사들이기도 했다. 작년 말 아내 박씨는 경기 파주시 와동동의 한 오피스텔 분양신청을 해 1개 세대를 분양받았고, 같은 오피스텔에서 미분양된 2개 세대를 추가로 매수했다. 3개 세대 오피스텔 매수대금 총 35억5750만원은 이씨가 횡령한 돈으로 지불했다.
더불어 아내 박씨는 작년 12월 자신의 여동생 명의로 리조트 2곳의 회원권을 3억1166만원에 구매했고, 다른 리조트의 회원권은 자기 명의로 구매해, 10년간 관리비 명목으로 지불한 돈까지 합쳐 34억1410만원을 썼다. 박씨 명의로 구입한 파주시 와동동의 상가 사무실 또한 이씨의 횡령금 가운데 11억4500만원을 수표와 현금으로 인출해 구입 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의 처제 부부가 범행에 가담한 정황도 공소장에 담겼다. 처제 박씨 부부는 이씨가 횡령한 돈으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의 한 아파트를 매수하려 했으나, 자금 출처 증빙을 하지 못해 계약 체결이 어렵게 되자 매도인과 협의해 전세보증금 12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차액 4억5000만원에 대해서는 차용증을 지급받기로 했다. 이후 이씨가 16억5000만원을 매도인 계좌로 송금했다. 이씨와 그 가족들이 부동산과 리조트 회원권을 매수하는 데 쓴 비용을 합하면 100억7826만원으로, 기존에 알려졌던 80억원보다 액수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공소장에는 이씨가 여동생과 함께 파주시의 한 금거래소에서 금괴 855kg을 681억7548만원에 구입하고, 아버지 자택과 여동생 자택, 이씨 소유 건물 등 3곳에 나눠 은닉한 사실도 적시됐다. 처제 박씨가 자신과 남편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 2대를 이씨에게 제공했다는 혐의와 여동생이 자신 명의의 체크카드를 이씨 아버지(사망)에게 양도했다는 혐의도 추가됐다.
이씨와 가족들은 현재 범죄수익은닉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김동현 재판장) 심리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씨의 가족들은 상가나 오피스텔 등의 구입 자금이 횡령금이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3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