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강아지가 학대당한 채 버려지는 일이 발생했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18일 동물권단체 ‘케어’는 견주 A씨와 그의 여자친구가 비숑 프리제를 지속적으로 학대한 뒤 유기한 의혹이 있다며 최근 서울 도봉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케어에 따르면 태어난 지 약 3개월 된 비숑 프리제는 지난 16일 오후 1시쯤 건물에 있던 청소노동자에 의해 발견됐다. 청소노동자는 당시 강아지 상태에 대해 “온몸이 물에 젖어 있었고 눈알이 튀어나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2kg 남짓한 비숑 몸 곳곳에는 피멍이 들어있고, 심장 근처 왼쪽 갈비뼈 6곳이 부러졌다. 안구는 파열돼 적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혈뇨를 보고 있어 장기 파열의 가능성도 있다고 케어는 전했다.

A씨는 케어 측이 강아지를 학대한 이유를 묻자 “입질을 해서 발로 두 번 찬 게 끝”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1일 이웃이 창문에서 찍은 영상에 강아지가 고통스럽게 우는 소리가 담겼다. /케어

같은 오피스텔에서 또 다른 학대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 6월 이웃이 창문에서 찍은 영상에는 강아지가 고통스럽게 우는 소리가 담겼는데, 케어 측은 앞서 발견된 비숑보다 개월 수가 더 많은 또 다른 강아지가 학대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폭행당하는 강아지의 울음소리만 약 3개월간 들었다고 전했다. 경찰을 4차례 불렀지만, 소용없었다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개가 죽는 소리가 계속 나서 경찰에 3번 신고했는데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울음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강아지 그만 때리라’고 악을 쓰기도 했지만 (폭행이 이어졌다)”고 했다.

케어는 해당 강아지를 학대한 견주도 A씨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5~6월 촬영된 CCTV에 A씨가 또 다른 강아지인 포메라니안을 데리고 다니는 모습이 담겼기 때문이다. 케어는 “비명 지르던 강아지는 현재 없다. 이미 그 당시에 죽은 것 같다”며 “(여자친구도) 학대의 공동정범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비숑에 대한 소유권 포기 과정에서 케어와 만난 A씨는 폭행 및 유기 사실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